2024년 말부터 금융당국은 금융권 전산시스템의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권 망분리 완화는 디지털 금융 혁신 가속화와 클라우드 및 AI 도입을 원활히 하기 위한 조치로, 금융권의 오랜 보안 규제 중 하나였던 ‘망분리 의무’가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금융권 망분리 제도의 기본 개념부터 완화 배경, 주요 정책 내용, 기대 효과와 우려되는 부분까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망분리란 무엇인가요?
망분리(Network Separation)란 보안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외부 인터넷망과 내부 업무망을 물리적 또는 논리적으로 분리하는 보안조치로, 금융권 망분리는 모든 기업들에게 적용되었습니다.
물리적 망분리
- 컴퓨터 2대를 사용하는 방식
- 하나는 외부 인터넷 전용, 다른 하나는 내부 업무 전용
- 보안은 뛰어나지만, 생산성은 떨어짐
논리적 망분리
- 한 대의 컴퓨터에서 가상화 기술 등을 통해 망을 분리
- 보안성과 효율성을 절충한 방식
금융권에서 망분리가 중요했던 이유
금융기관은 대규모 개인정보, 자산 정보, 금융 거래 데이터 등을 다루기 때문에 보안 사고 발생 시 피해 규모가 막대합니다.
- 2011년 농협 전산 마비 사고 이후, 금융위원회는 모든 금융회사의 전산망에 대해 망분리 의무를 부과했습니다.
- 2013년부터는 금융사 클라우드 사용도 제한되었으며, AI, 빅데이터 분석 등 디지털 혁신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금융권 망분리 완화 정책의 배경은?
금융권 망분리 완화의 배경에는 디지털 금융 혁신에 대한 요구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중심에 있습니다. 기존의 물리적 망분리 체계는 금융기관의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동시에 클라우드, 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 도입에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특히 로보어드바이저, 챗봇, 비정형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기반 업무 처리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은 대부분 외부망과의 실시간 연동이 필요한데, 망분리 환경에서는 이러한 환경 구축이 제한적이었습니다. 글로벌 주요국이 위험 기반 접근 방식(RBA: Risk-Based Approach)을 통해 유연한 보안체계를 운영하는 반면, 국내 금융권은 일률적인 망분리 규제로 혁신 속도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24년부터 금융권 전산보안 규제를 전면 재정비하고, 금융권 망분리 규제를 위험 기반으로 전환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였습니다. 주요 가이드라인은 ▲고위험 업무에만 금융권 망분리를 적용하고, 저위험 업무는 논리적 망분리 또는 보안통제 강화로 대체 가능하게 하며, ▲SaaS 및 외부 클라우드 사용 시 사전 보안검증 및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갖출 경우 활용을 허용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금융회사의 자율보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 보안 감사, 통제 체계, 실시간 위협 탐지 시스템 등도 병행해 정비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디지털 기술과 보안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는 새로운 보안 프레임워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 디지털 혁신 가속화 필요
- 금융 AI 서비스, 챗봇, 로보어드바이저, 비정형 데이터 분석 등은 대부분 인터넷 기반의 기술을 활용
- 물리적 망분리는 이런 신기술 적용을 어렵게 만들었음
2. 글로벌 기준과의 괴리
-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위험기반접근(RBA: Risk-Based Approach) 방식으로 보안정책 운영
- 국내만 과도한 규제로 혁신 둔화
3. 클라우드 및 SaaS 활용 제약
- 금융사들이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려 해도 망분리로 인해 실제 업무 활용이 어려웠음
망분리 완화 정책의 주요 내용은?
2024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전산·보안 규제 정비방안’을 통해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망분리 정책을 완화하고 있습니다.
✅ 핵심 완화 내용
구분 | 기존 | 변경 |
---|---|---|
망분리 적용 대상 | 전 직원, 전 업무 | 고위험 업무 위주로 재조정 |
망분리 방식 | 원칙적 물리적 망분리 | 위험도에 따라 논리적 망분리 허용 |
업무용 SaaS 이용 | 원칙적 금지 | 등록된 보안 인증 SaaS는 사용 가능 |
클라우드 서비스 | 망분리 환경에서 실사용 어려움 | 전산망 외부 연계 허용 확대 |
기대 효과는 무엇인가요?
🔹 디지털 전환 가속화
-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 도입이 용이해짐
🔹 금융 IT 비용 절감
- 중복 PC 및 보안시스템 유지 비용 감소
🔹 업무 생산성 향상
- 개발, 테스트, 고객지원 업무 등에서 유연한 업무환경 조성
🔹 글로벌 경쟁력 확보
- 글로벌 핀테크 및 디지털 금융기업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운영 가능
어떤 우려가 존재하나요?
🔸 보안사고 가능성
- 망분리 완화는 결국 외부 연결 증가 → 해킹 가능성 증가
- 특히 사이버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 확대
🔸 내부 통제 역량 부족
- 일부 금융사는 위험 기반 보안 체계나 내부 통제 시스템이 미비한 경우가 있음
🔸 고객 신뢰 저하
- 보안 사고 발생 시 브랜드 이미지 및 고객 신뢰도 큰 타격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요?
✔️ 위험 기반 보안 체계(RBA) 구축
- 업무 중요도와 위험도에 따라 차등 적용
- 정교한 접근통제 시스템 필요
✔️ 보안 감사 및 모니터링 강화
-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및 이상 행위 탐지 솔루션 도입 확대
✔️ 전사적 보안 교육
- IT부서뿐 아니라 전 직원 대상 보안 인식 제고
향후 전망은?
금융권의 망분리 완화는 단순한 규제 완화가 아닌, 디지털 전환을 위한 패러다임 변화로 해석해야 합니다.
- 금융당국은 2025년까지 금융보안 가이드라인을 RBA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 기술 변화에 따른 유연한 보안정책을 통해 디지털 혁신과 사이버 리스크 간 균형을 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무리하며
금융권 망분리 완화 정책은 보안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한 시도입니다. 과도한 보안 규제가 오히려 디지털 혁신을 저해하는 시대, 이제는 정교하고 스마트한 보안 체계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금융회사, 보안 솔루션 기업, 고객 모두가 협력하여 “안전한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할 중요한 전환점입니다.